카게야마 찌통인게 왜이렇게 좋지? 흙흙...

1 보고 오시는게 이해잘됌.


1.


그날 이후 카게야마는 명백하게 오이카와의 노리개 아닌 노리개가 됨. 감정의 쓰레기통같은 존재가 되어버리는 거지. 어렸을때부터 비틀리기 시작했던 작은 감정은 겉잡을 수없을 정도로 휘몰아쳤으면 좋겠다. 오이카와는 어렸을때 토비오를 많이 좋아했음.( 좋아한다는 건 애인 이런 의미는 아님) 그냥 유일하게 제편 같아서 그랬음.


'토비오짱.'

'.....네.'

'토비오짱은 세상이 무너져도, 내편이여야해.'


영산이는 그때의 기억이 너무나 새록새록해서, 끔찍하게 고통스럽고 슬픈데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됨. 내가 감정의 쓰레기 통이 되는 것도 오이카와가 나를 제 편이라고 인식하고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2.


 카게야마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오이카와가 잠자는 시간이었음.  아픈건 자기가 모두 떠맡었던 그때처럼.  오이카와가 가장 편해지는 유일한 시간이었으니까. 오이카와는 카게야마가 있는게 익숙해서 없으면 또 잠을 못자고 그랬음. 카게야마는 오이카와의 그림자같은 존재니까. 오이카와의 술에 찌들어잠든 얼굴을 보다가 카게야마가 손을 뻗었으면.


그래도 카게야마는 잘 알고 있음.

저는 오이카와의 그림자같은 존재이니까. 없어져도 딱히 상관 없다는 걸. 그리고 체념하듯이 손을 내렸으면 좋겠다. 


3.


오이카와가 폭정을 하기 시작함. 카게야마가 받아주고 있었지만 사랑하던 연인을 잃은 오이카와의 눈에 제대로 보이는 게 있을리 없음. 게다가 오이카와가 사랑한 정비는 똑똑해서 오이카와 정치도 도와주고 판단도 잘하게 도와줬었음. 그야말로 현모양처. 죽어버리니 오이카와의 세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갈리 없었음. 원래도 타국에는 냉정하고 잔인하다는 평을 듣는데 이젠 본국에도 잔인해짐.


"폐하. 이번 처사는."

"지금. 이와짱도. 내게 반기를 드는거야?"


4.


이와이즈미와의 관계도 파국으로 치닺게됨. 친우로써의 정으로 버티고 있지만 무슨 짓을 하면 어떻게 될지 이와이즈미 스스로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았음. 하나마키와 마츠카와도. 오이카와는 미쳐감. 카게야마의 상처는 이제 얼굴까지 올라옴. 사실 지금 폭정하는 것도 카게야마가 오이카와를 최대한 달랜거였으면 좋겠다. 황후마마가 싫어하실거라며. 대신 그만큼 카게야마는 맞고, 당하고 하겠지.


그래도 카게야마는 오이카와가 행복하다면, 오이카와가 다른사람들에게 미움받지 않는다면 괜찮았음.


5. 


오이카와의 히스테리는 극에 달하고, 반란까지 일어나는 지경에 이르렀음. 그리고 이제 오이카와의 폭주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이와이즈미와 하나마키가 (군부 담당자들)이 손을 놨으면 좋겠다. 반란군이랑 거의 반 동조 상태가 된거지. 그래도 죽이지는 않고 유폐시키는 정도로 멈추려 했음. 근데 마츠카와가 반대했으면. 오이카와 녀석 미쳐도 '천재'인 건 확실하니까. 살인에 천재고 사람을 끌어모는 것도 잘함. 미쳐버려서 자폭하면 나라든 뭐든 개죽음인거임.


그리고 오이카와한테 죽은 애들이 너무많아서 유폐시켜도 문제임. 맨날 음식이 독든거 배달되고, 암살자오는 건 빼박임. 하지만 이와이즈미랑 하나마키는 정이든게 있어서, 예전에 너그럽고 착하던 오이카와를 잊지 못해서 죽이지 못하겠고, 마츠카와는 그때의 오이카와보다 지금의 오이카와가 진짜라고 생각하는 거임.


"그땐 연기 일수도 있잖아."

"..........."

"황후마마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랬던거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오이카와가 진짜 '오이카와'라고 생각해.



6.


"내가 진짜 오이카와라서 싫다고? 기가차다."

"..........폐하."

"그럼 나는 언제까지 눈치보고 살아야 하지? 내가 황제인데?"

".........오이카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는데, 잃게 한 사람들에게 다정해야 될 이유가 뭐냐고!!!!!!!!!!!!!"



7.


카게야마는 늘 바랬음. 오이카와를 따뜻하게 안아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가 안아줬으면 좋겠지만 , 오이카와의 그 공허를 채워주기엔 제가 너무 부족한 사람이었음. 그래도 오이카와가 그런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랑 행복하게 사는 오이카와를 보는게 제 행복이라 생각했음.



8.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가 유폐가 되면 카게야마의 그림자를 끊을 생각이었음. 왜냐면 주입된 감정이라 그리 맹목적을 구는 거겠거니 생각했거든.  그러면 카게야마의 마음속에 제가 조금이나 들어갈 공간이 생길꺼라고 생각했음.


"부탁드려요."


카게야마가 '부탁'을 하러 오기 전까지.



9. 


한 번도 무섭지 않았다. 죽지마. 오이카와는 제게 그렇게 말하며 전쟁터에 나가곤 했다. 폐하. 눈 앞에 오이카와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왜 일까. 왜 일까. 황후마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그렇게 아파하는 폐하를 바라볼때면 항상 가슴 한쪽이 아팠다. 조금만 더 제가, 오이카와를 이해했더라면. 카게야마는 끊임없는 절망에 휩싸이곤 했다.


'토비오짱은 영원히 내 편이 되어줘야해.'


사랑을 받는 것? 그 딴 것따위 바란 적도 없었다. 카게야마가 조용히 위패 앞에 앉아 희미한 창문으로 비치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예전에 누군가가 그러더라. 그렇게 퍼주다 보면 힘들지 않냐고. 카게야마가 흐릿하게 웃었다. 퍼주는 건 힘들지 않았다. 정말이다. 사랑을 주는 건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카게야마의 볼에 작게 상처가 생긴다. 


사랑을 줘도, 행복해지지 않는 사랑하는 이.


'토비오짱, 토비오짱이랑 니나랑 눈이 똑같아.'

'............그렇습니까?'


그것보다 괴로워지는 게 있을까. 분명 차고 넘치게 준 것 같은데. 제 사랑은 맞지를 않는지 행복해지지 않는  제 사랑이. 그래서 차라리 주어진 사랑이라, 이건 주입된 사랑이라 애써 얼버무렸다. 그렇게 주입된 사랑이 아닌데도, 오로지 제 감정인데도 쓰레기처럼 버려진 감정은. 주워담을 수 없을 만큼 산산조각이 나버려서. 그래서 동이 나도록 계속 폐하께 드렸다.  담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언제는 담길까 싶어 계속 주다가,


결국,

내가 아무것도 아님을 깨달아야 끝났던 애정. 카게야마가 쓰게 웃었다. 손발을 타고 올라가는 상처가 굳은 살을 파헤친다. 수십번도 새겨졌던 상처가 또다시 몸에 생겨난다.  위패 앞. 피어난 희미한 향이 그를 떠올린다.


카게야마는 자신의 황제를 사랑했다.

카게야마는 오이카와 토오루를 사랑했다.


오이카와 토오루는 야하바 니나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녀가 죽고 망가졌다.


"제가 어떻게 해야..."


당신이 행복할까요. 이제 상처는 옷을 젖을 만큼 흠뻑 젖어들어간다. 목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목구멍을 타고 역류하는 피가 느껴진다. 아. 폐하. 황제라는 굴레를 당신을 힘들게 했습니까. 그렇다면. 그 굴레에서 벗어나면 당신이 행복할까요. 내 목숨 하나면 이 모든게 끝날까요.


괴로워하는 당신을 더이상 보지 않을 수 있을까요. 당신을 왜 난, 행복하게 할 수 없을까요.


카게야마가 목을 타고 올라오는 피를 한웅큼 쏟아냈다.



"행복하세요."


향이, 제 삶의 끝을 고하듯 바스라졌다.



10. 


황제 오이카와 토오루가 죽었다.


아니.


그림자 카게야마 토비오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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