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게야마는 왠지 무너지면 끝도 없이 무너질 것 같다. 그게 원인이 미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도쿄구울 봐서 나온 글입니다.

*키워드: 피폐,잔인한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알파x알파







"이 세상의 모든 불이익은 본인의 능력 부족."





[와그작.와그작]


카게야마가 밀려드는 허기에 닥치는데로 입에 무언가를 집어넣었다. 달다. 달아. 카게야마 키득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배고픔에 미쳐버린 구울, 카게야마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는 한참이 걸려서 카노우는 차가운 감옥 너머로 카게야마를 웃으며 바라보기만 했다. 무언가를 집어뜯는 손길이 천천히 느려진다. 카노우가 카게야마에게 입을 열었다. 



"진정한 카쿠쟈가 되었구나. 카게야마군."


"........?....."


"사랑하는 이를 먹었으니."



그 소리에도 한참동안이나 카게야마는 정신없이 누군가의 시체를 집어삼켰다. 카노우는 꽤나 즐거운 얼굴이었다. 


먹고 있네 나. 근데 뭐지 맛있다. 


위를 뜯어먹고 나서야 카게야마는 무언가를 뜯어먹었다는 것이 생각이 났다. 나 먹고 있어? 배가 고프지 않아. 허기가 지지 않아. 그럼 내가 먹고 있는 건 누구.  카게야마가 손을 펼쳤다. 손목에 딸린 쇠사슬이 따라 찰랑였다. 그러니까. 이건. 뭐? 주황색이다. 익숙한 머리카락. 카게야마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반쯤 몸통이 사라진 시체를 향해 다가갔다. 구울인 듯했다. 기가 막히게 맛있는 향내가 나는 건 아니였으니까. 카게야마가 눈을 기묘하게 떴다. 카노우가 웃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를? 누구를? 저를?


왜?



"아....아..아......"


"내가 준비한 만찬은 어땠나. 카게야마군."



거짓말. 거짓말이지? 익숙한 향내가 난다. 미칠 듯이 사랑했던 제 히나타가. 죽어있었다. 그렇구나. 나 히나타를 먹은거지? 카게야마가 괴성을 질렀다. 각인까지 한 사이였다. 카게야마가 오열했다. 카게야마의 등허리에서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카쿠네가 스물스물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카노우가 그 모습에 만족스럽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지. 이제 나와줘야지. 숨긴다고, 먹지 않는다고 해서 구울이라는 성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명칭. 까마귀. 레이트는 S급에서 SS급으로 상승. 그리고 게다가 가장 우수한 형질을 지녔다는  알파를 결합해 만든 인공 구울. 


[쾅!!!!!!!!!!!!!!]


카게야마가 감옥의 창을 향해 카쿠네를 휘둘렀다. 마치 지네처럼 빠져나온 4개의 린카쿠와 2개의 우카쿠. 카게야마가 미친 듯이 방안을 공격했다. 하지만 움푹들어가기만 할 뿐 구겨지지 않는 공간. 그건 카게야마가 현저하게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예상과 같은 결과에 키노우가 작게 웃었다. 그리고 손에 들린 리모컨을 누르자 방안에서 희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억제제다. 역한 냄새에 카게야마가 카노우를 노려보았다. 검게 변한 척안의 눈동자가 아름다웠다. 발악하는 카게야마의 모습에 카노우가 환하게 웃었다.



"무리일세."



자네가 먹은 인간의 수는 1년동안 단 한명도 없었어. 억제제가 가득했다. 숨이 막힌다. 젠장. 카게야마가 흐려지는 눈동자로 카노우를 노려보았다. 인간을 먹지 못했으니, 공격력이 전성기 같을 수가 없지. 카게야마군. 카노우의 목소리와 함께 실험실의 문이 열렸다. 쓰러지는 카게야마의 뒤로 카쿠네들이 연기처럼 사라진다. 유지할 수 있는 RC세포의 양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카게야마군, 나는 늘 궁금했던 것이 있었어."



그리고 난 그걸 자네에게 실행해볼 예정이지. 키노우가 억제제를 사이로 걸음을 옮겼다. 공복상태의 카게야마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옅은 효과의 억제제에도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정신이 몽롱해졌다. 카노우가 부드러워진 제 피부에 무언가를 주사하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카게야마는 그저 눈을 껌뻑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강한 구울이지? 자네는."



그리고 우수한 알파지. 


자네의 카쿠네는 린카쿠고. 이론적으로 상처입으면 강해지는 카쿠네이기도 하네. 그래서 궁금했지. 정신적인 충격에는 어떨까. 아니면, 이때까지 흔히 성립해왔던 강한 구울은 알파라는 공식 말이야. 알파의 페로몬이 다른 알파에 의해 강제적으로 찍어눌러지면. 어떨지. 궁금하지 않나? 나의 습작. 카게야마군. 



"사랑하는 제 오메가를 잃은 알파가, 나락으로 떨어지면."



카쿠네는 어떻게 될까. 카노우의 뒤로, 구울들이 등장했다. 




*




"인간인지 맞는지 의심스럽단 말이지. 카노우 박사."


"뭐. 그런 걸 알고 준거니까."



에토가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비릿하게 풍기는 정액의 향에 미야가 인상을 찡그리며 기절한 카게야마를 들어올렸다.  칼에 베인 자국부터, 윤간당할 때 몸이 몇 번 뜯겼는지 카게야마의 다리와 손가락에 재생된 흔적이 남아있었다. 구울이란 본디 폭력적이기 마련. 원래 인간의 몇배나 달하는 재생능력으로 인해 골절은 인간에게 따지자면 칼에 베이는 수준일 뿐. 인간의 기준에서는 충분히 폭력적일 수 있지. 뭐. 에토가 결국 카게야마에게 물어뜯겨 죽어버린 알파 구울들을 바라보았다. 억제제의 약효가 오래가지는 못했나보네. 몸이 반쯤 찢겨진 시체를 발로 차던 에토가 꺄르르 웃었다. 나름 SS급이긴 하구나. 카게야마. 억제제가 안먹힐 정도라니. 죽어버린 구울의 머리를 굴리며 놀던 에토가 미야에게 물었다.



"근데 아직도 알파야?"



글쎄. 맡아봐. 미야의 대답에 냄새를 킁킁거리던 에토가 카게야마의 몸에서 풍겨지는 역한 향에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알파 냄새 나서 역해. 원래 저 녀석 향도 나고 말이야. 같은 알파들에게는 기분 나쁜 냄새일 수 밖에 없다. 미야가 카게야마의 목덜미에 코를 묻었다. 알파이긴 한데 말이지. 미야가 미묘하게 웃었다. 왜? 에토가 고개를 뒤로 젖히며 물었다. 열성 알파인 에토가 맞지 못하는 향. 아. 그럼 우성 알파들에게 가만히 둘 수 없는 향인가.



"아직 알파야.근데 조금 미묘하게 말이야."



페로몬.


예쁘게 무너졌어.잡아먹고 싶을 정도로. 미야가 웃음을 터트렸다. 




*


*

*




'코쿠리아에 제발로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그건 사랑했던 사람 덕분인건가요.'


아몬이라 했던가. 카게야마가 투명한 창 너머로 제게 묻는 수사관인 아몬을 바라보았다. 너도 올곧구나. 그럼 이제 무너지겠네. 카게야마의 눈은 슬픈 얼굴이었다. 그거 알아. 아몬씨? 고개를 숙이고 키득거리던 카게야마가 기괴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타고오르는 공복감에 검게 변한 눈을 크게 뜨며 입을 열었다.



이 세상의 모든 불이익은 본인의 능력 부족이야.



내친구가 언제나 그렇게 말하곤 했지. 카게야마가 웃었다.



그러니까 내가 들어온 것도 내 능력 부족인거야. 카게야마가 아몬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

*


*




빛 하나 들지 않는 캄캄한 방이었다. 카게야마는 계속 울부짓고 있었다. 흐으. 누가 먹어버렸어.  내 손가락? 히나타? 카게야마가 어두운 방안을 헤매며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눈은 가만히 제발. 보이지 않아. 아아악!제발. 아. 아퍼. 아퍼. 내 능력..부족.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아...아."


"응."



한쪽에 벽에 기댄 미야가 나즈막하게 대답했다. 토비오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히나타가 죽은거야. 미야의 말에 손을 바들바들 떨던 카게야마가 귀를 틀어막았다. 몸을 핥아오르던 끔찍한 그들의 감각이 몸을 타고 오른다. 죽여버렸는데. 죽여버렸는데. 그 구울들 모두. 내가 잡아 먹었는데. 왜 아직도 무서운거지? 카게야마가 울음을 터트렸다.  창문 하나 없는 감옥같은 방에서 카게야마가 울부짓었다. 아. 행복하고 싶어요. 제발. 안대를 쓴 카게야마가 눈을 틀어막으며 소리를 질렀다. 미야가 시각이 차단되어버린 카게야마에게 속삭였다.



"그랬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한거야. 토비오."


"흐...으..."


"나약하기 때문에 토비오가 이렇게 슬픈거야."



미야가 다정하게 카게야마의 이마에 입맞췄다. 그리고 계속해서 제 페로몬을 풍기면서 카게야마의 페로몬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행복하고 싶어? 토비오. 미야가 웃었다. 언제 한 번쯤 제 손에 떨어져도 좋겠다 생각했던 아이가 눈 앞에 있으니 더 없이나 만족스러운 것도 같았다. 미야가 다정하게 카게야마의 머리를 쓸어넘기며 계속 속삭였다.



"근데 카게야마는 너무 나약해서, 안될 것 같은 걸."


"..아니..에요!!...아니.아니.아니야."



강해질께...요!! 강해질래. 약하지 않아. 내 탓이야. 이제 그러지 안.....아...제발.용서해주세요.


카게야마가 괴로움에 몸서리치듯 괴로워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잘려나갔던 제 손을 붙잡고 울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온기. 미야가 카게야마를 끌어안았다. 미야가 온통 어둠에 갇혔던 카게야마의 안대를 천천히 벗겨내렸다. 눈동자가 검게 변해버린 카게야마가 울고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토비오. 미야가 환한 빛을 등진 체 카게야마에게 입을 열었다. 이제 더이상 괴롭지 않아. 괜찮아. 이제 나약해도 괜찮아.


카게야마가 미야를 바라본다. 가렸던 어둠이다. 가려진 어둠이 저를 괴롭혔는데.  빛이 들어온다. 온통 검은 방 사이 유일하게 보이는 미야가 카게야마의 세상을 가득 채운다. 나락까지 떨어진 카게야마를 '구원'한다. 카게야마가 웃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웃었다. 나를 구해주신건가요? 미야가 환하게 웃었다. 그래. 카게야마도 그 따라 웃었다. 


강해질래.


카게야마가 아기처럼 미야에게 안겨 속삭였다. 그러렴. 미야가 카게야마의 등을 토닥였다. 카게야마가 울었다. 그럼. 미야상. 카게야마가 환하게 웃었다. 한껏 망가진 페로몬이 미야의 페로몬과 섞인다. 인간처럼 돌아온 파란 눈동자가 미야를 보고 깜빡인다. 눈물이 가득했다. 


이제, 버리지 말아주세요. 열심히 할께요.


아.아.


사랑해요.


카게야마가 연신 망가진 인형처럼 무언가를 읍조리며 키득거렸다. 등허리의 카쿠네가 꿈틀거린다. 미야가 천천히 걸음을 뒤로 옮겼다. 미야가 입꼬리를 올리며 카게야마를 바라보았다. 카게야마의 린카쿠가 연기의 형태로 뿜어나간다. 카게야마는 아오기리로 온 뒤 충분히 인간을 섭취했으니 말이지. 미야가 턱을 괴고 카게야마를 바라보았다. 카게야마가 무언가를 계속 웅얼거렸다.


아니. 싫어. 아.


이 세상의 모든 불이익은 본인의 능력 부족. 부족. 


내 탓이야.


니 탓이야. 아.아. 


아니야. 아니야. 너 때문이야.


키득거리던 카게야마의 등뒤로 카구네가 솟아난다. 린카쿠의 형태였던 카쿠네가 기괴하게 변한다. 카게야마가 미야를 바라보며 환히 웃었다. 미야상. 히나타? 아니. 그 사람은 누구? 



'까마귀의 카쿠네는 정확히 무어라 분류하기 어렵네.'



카노우가 웃었다. 아마 카네키 군이 어떤 상처를 입던 강해진다면, 신체적인 상처보다 카게야마군은 정신에 상처를 입을수록 강해진다는 정도. 그가 불만족스러운 듯이 입을 열었다. 역시 습작이랄까. 다른 구울들보다 카구네가 정신에 많이 영향을 받는 것 같아서 아쉽군. 망가지면 쓸 수 없잖아. 미야가 카노우의 말에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어쩔 수 없지.


'그럼, 카게야마는 카네키 급이야?'


차트를 확인하던 에토가 웃으며 물었다.


'정신이 버틸 수 있다면 말이지.'


카노우가 그리 대답했다.



까만 공간을 덮는 카게야마의 린카쿠. 아니. 흩어지듯 뿜어져 나가는 카쿠네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카게야마가 고문을 받을 때를 떠올린 듯 괴롭게 몸을 웅크렸다. 잘못했어.


내 탓이야.


아.


카게야마의 카쿠네가 사라졌다. 미야가 웃었다. 대단해 카노우. 미야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멍한 카게야마의 뺨을 쓸어내렸다. 카게야마의 카쿠네는 사라진게 아니라 이곳에 남아있었다. 아주 가득히 남아 넘실거렸다. 마치 공기처럼. 아니 미세한 수증기인가. 이게 카쿠네라면 정말 좋은 '무기'가 되겠는걸.


에토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그럼 있잖아. 아츠무.



'무너져도 괜찮도록.'



우리가 사랑을 주자.


에토가 환하게 웃었다. 미야도 에토를 따라 환하게 웃었다. 그게 좋은 방법이네. 미야가 그리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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