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초여름 특집. 겁나 이르지만.

*편수는 7-9편정도 예상. 프롤 제외. 

*메인은 미야카게 (미야는 네타캐입니다. 유스 합숙이 나오니 조심해주세요.)

*키워드: 살인, 공포 ,호러





“어린양의 진노”(계 6:16)





카게야마가 눈을 껌뻑였다. 하늘색 천장. 익숙한 침대. 몽롱한 기분을 느끼고 있던 카게야마가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낡아버린 이불. 벽에 걸린 시계. 시계는 아침 일곱시를 나타내고 있었다. 일곱시? 젠장. 눈을 크게 뜬 카게야마가 욕설을 내뱉었다. 너무 늦게 일어났어. 카게야마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후다닥 침대에서 벗어나 방문을 열었다. 


[덜컹-]


파란 눈동자와 카게야마는 눈이 마주쳤다. 카게야마를 닮은 파란 눈동자가 형형하게 빛났다. 어머니. 카게야마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비쩍 마른 여인은 방문 앞에 한참을 서있었던 모양이었다. 마치 카게야마가 문을 열기만을 기다린것 마냥. 회색빛의 원피스를 입은 메마른 여자가 카게야마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다정하게 카게야마의 이름을 불렀다.



"토비오."


".............어..머니."



오늘은 일찍 일어나지 않았구나. 제 어미가 저를 보고 웃고 있었다. 어미의 손에 들려진 의자에 카게야마가 뒷걸음질을 쳤다. 어미의 얼굴은 일그러져있었다. 아마 화가난듯 했다. 훌륭한 선수가 되려면 얼마나 열심히 해야하는지 모르니, 토비오? 어미가 카게야마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카게야마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어미의 원피스 자락을 붙들었다. 잘못했어요. 어머니. 주저앉아 서럽게 비는 카게야마의 모습에 여자가 웃었다. 그리고 카게야마의 얼굴을 매만졌다. 제 아비를 닮은 카게야마의 모습. 여자가 자애로운 표정으로 웃었다.


사랑스러운 내 아가.


잘못한 건 벌을 받아야하는 거란다.


표독스러운 표정의 여자는 카게야마를 방 안으로 밀어넣었다. 



*


*

*



카게야마가 미친듯이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미야가 고통스러워하는 카게야마에게로 다가갔다. 괜찮아? 다정한 목소리. 카게야마가 미야를 바라보다 웅얼거리듯 입을 열었다. 엄마..? 비쩍마른 회색빛의 여인과 미야가 겹쳐진다. 소스라치게 놀란 카게야마가 미야의 손을 쳐냈다. 미야가 당황한 듯 카게야마를 바라보았다. 토비오. 왜 그래? 카게야마가 고개를 들었다. 미야의 얼굴이 보였다. 목이 아파요. 나 죽는거야? 카게야마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토해지는 기침에 섞여 나오는 피. 입가가 붉었다. 카게야마가 손에 묻은 피에 실성한 것 마냥 웃음을 터트렸다. 입가가 온통 피로 물든 카게야마가 웃는 모습은 기괴하기 그지 없어서 치가야가 뒷걸음질을 쳤다. 그리고, 한참이나 죽어갈 듯 피를 토하던 카게야마의 입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턱-]


이불 위에 떨어진 핏덩어리가. 꿈틀거렸다.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 마냥. 호시우미는 기괴한 광경에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덩어리를 뱉어낸 카게야마는 옅은 기침을 계속 하고 있었다. 카게야마를 품에 안고 있던 미야가 핏덩어리를 향해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것을 손에 쥐었다. 핏덩어리에서는 계속 피가 흘러내렸다. 아파하는 카게야마를 미야가 침대에 눕혔다. 어디 나가려는 모양이었다.



".............뭐야."


".........."


"미야 아츠무."



호시우미가 알수없는 미야의 행동에 그의 어깨를 잡아채었다. 너 뭐냐고- 호시우미가 으르렁거리며 미야를 바라보자 미야는 손에 들린 핏덩어리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갑자기 어디선가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괴로운 비명소리였다. 치가야가 그 소리에 화들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미야갸 천천히 대답했다.



"아까, 나가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냐고 물어봤지?"



미야가 웃으며 문고리를 잡아쥐었다. 내가 지난번에도 얘기한 것 같은데, 반대편 핏덩어리를 쥔 미야의 손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호시우미가 그런 미야를 노려보았다. 미야가 입을 열었다. 호시우미. 방바닥에 떨어지는 핏방울이 원을 그린다. 떨어진 피가 고이기 시작했다. 미야가 문을 열었다. 철컥- 미야가 호시우미와 치가야를 한번 흘낏 바라보았다.


죽고 싶지 않으면,



"내가 오기 전까지 절대 방문을 열지마."



알 수 없는 얼굴의 미야가 말했다.


[쾅-]


문이 닫혔다. 카게야마의 옅은 기침소리만 가득한 방안에 치가야와 호시우미는 침묵하고 있을 뿐. 호시우미가 미야가 나간 방문을 바라보다 욕설을 내뱉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호시우미는 혼란스러웠다.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냐고. 젠장. 호시우미가 욕설을 읍조렸다. 그때였다. 카게야마가 몸를 일으킨건. 



"거짓말입니다."


"................카게야마."


"우리."



나가야합니다. 카게야마가 속삭였다. 마치 방문 밖에 누가 있기라도 한 것 마냥 속삭였다. 호시우미와 치가야가 카게야마를 바라보았다. 제 말을 믿어주세요. 선배. 카게야마가 콜록거리며 입을 열었다. 지금, 미야선배가 없으니까 지금 나가야합니다.



"무슨 소리야. 저 미야 자식도 그렇고 왜 다들 알 수 없는 소리만 짓껄이는 거냐고!!!"


"..............선배."



전 죽고싶지 않아요.


카게야마가 호시우미를 바라보았다. 예상치 못한 말에 호시우미가 문을 크게 떴다. 그리고 그때, 쾅쾅-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소스라치게 놀란 치가야가 비명을 지르자 문 건너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문 열어- 그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은 사쿠사의 목소리였다. 치가야가 문을 열지 말라던 미야의 당부를 떠올리고 망설였다. 열어도 되는 건가. 



"호시우미 선배, 치가야."


"............."


"열어야 돼."



아님, 우리 모두 다 죽어. 사쿠사는 계속 방문을 두들기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미야의 말을 거역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호시우미가 입술을 깨물었다. 파란 빛의 눈동자. 카게야마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호시우미가 망설이는 순간. 재빨리 몸을 일으킨 카게야마가 문을 열었다.


[덜컹-]


문을 열자 보이는 건 코모리를 업고 있는 사쿠사의 모습이었다. 치가야가 사쿠사인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문 밖에 서 있던 사쿠사의 하얀 마스크에는 핏방울이 묻어있었다. 그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왜 이제 여냐."


"............사쿠사."


"........그나저나 씨발. 미야 아츠무 어디있어."



방안에 코모리를 눕힌 사쿠사가 욕설을 읍조렸다. 피로 젖은 마스크를 벗어낸 사쿠사가 미야를 찾았다. 피가 묻은 마스크가 방바닥에 떨어진다. 핏물이 입에 묻었다. 비렸다. 피냄새가 머리속을 가득 채우는 것만 같이. 미야, 어디 나갔어. 호시우미의 목소리에 사쿠사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제법 담담하게 들렸다. 하지만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쿠사가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애써 감싸쥐었다.



"누가 있어."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말고도 누가 있었단 소리지."



미야 아츠무, 그 놈은 알고 우릴 내보낸게 틀림없다고!! 씨발-


사쿠사가 침대에 털썩 앉으며 입을 열었다. 호시우미가 보이지 않는 한 명의 이름을 불렀다. 모치다는? 사쿠사가 고개를 저었다. 몰라. 그냥. 젠장. 사쿠사가 말을 삼켰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얘기를 해줘야할지 모르겠다. 그때의 광경이 생생했다. 얼굴 가죽이 벗겨진 감독의 얼굴이 저를 향해 웃는 것만 같다. 그 끔찍한 광경을 떠올린 사쿠사가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터벅-, 터벅-]


복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문은 열려 있었고 나간건 미야를 제외한 이들은 전무. 발걸음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미야겠지. 애써 위안을 하던 호시우미는 순간, 미야의 당부를 떠올렸다.


그 누가 오든 간에, 내가 오기 전까지 방문을 열지마. 


미야가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카게야마도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둘이 하는 이야기의 내용은 정반대였다. 그래. 그건. 둘 중에 하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 갖자기 카게야마가 방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까 자기가 내뱉었던 말처럼. 의심스러운 얼굴의 호시우미는 카게야마를 따라 복도로 걸음을 옮겼다. 방문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카게야마는 무언가를 계속 중얼거렸다. 나가야해. 의자를, 의자를 찾아야해.- 호시우미가 어디론가 가려는 카게야마를 잡아당겼다.



"너 자꾸 어디가?!!"



호시우미가 소리쳤다. 카게야마가 고개를 돌려 호시우미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선배."



뒤를 봐요- 


그 말과 함께 비명이 울려퍼졌다. 



"아아악-!!!!!"



비명소리에 호시우미가 경직된 얼굴로 카게야마를 바라보았다. 그는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고통스러운 울부짓음에 호시우미는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렸다. 누군가가 방문 앞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는 것이 호시우미의 눈에 들어왔다. 익숙한 머리. 치가야? 호시우미의 부름에 웅크린 치가야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호시우미가 비명을 삼켰다. 치가야의 얼굴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끔찍한 고통에 치가야가 신음했다. 살들이 녹아내려 고정되지 못한 눈알이 떨어진다. 그 눈알이 굴러, 호시우미의 앞에 도달했다. 호시우미가 손으로 입를 틀어막았다. 어느 순간부터 치가야는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살점이 녹아내리는 고통에 꿈틀거리던 치가야의 몸이, 이내 움직임을 멈춘다. 살이 타는 냄새가 복도에 가득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발걸음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액체처럼 변해버린 치가야와 열린 방문. 호시우미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다 생각했다. 치가야가 죽었어. 죽었다고? 갑자기 문득 호시우미는 깨달았다. 미야의 말이 맞았어. 


그럼, 거짓말을 했다.


누가?



내 뒤에 서있는 카게야마가.





*





[세번째 사망자

치가야 에이키치, 유스, 염산(불)]


[실종자

모치다 곤도]


[부상자

코모리 모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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