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초여름 특집. 겁나 이르지만.

*편수는 6편. 프롤 제외.

*메인은 미야카게 (미야는 네타캐입니다. 유스 합숙이 나오니 조심해주세요.)

*키워드: 살인, 공포 ,호러




“어린양의 진노”(계 6:16)







"꿈을 꾸나요?"


"네."



카게야마가 멍한 얼굴로 의사에게 입을 열었다. 어떤 꿈을 꾸나요? 의사의 말에 카게야마가 웃었다. 저는 잠을 자요. 잠을 자고 나면, 저는 모르는 일들이 벌어져요. 그래서 고양이를 죽였나요? 의사의 말에 카게야마가 눈을 크게 떴다. 저, 말입니까? 카게야마가 놀라며 의사를 바라보았다. 의사의 얼굴은 덤덤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내장이 뜯어진 고양이의 사체가 눈 앞에 떠올랐다. 카게야마가 얼굴을 감싸쥐며 책상에 얼굴을 묻었다. 카게야마가 방안을 둘러본다. 온통 하얗잖아. 방안이 온통 하얘. 카게야마는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 모르겠다고.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모르는 사실을 묻는 건 언제 힘들었다.


카게야마의 얼굴은 멍이 들어있었다. 의사가 차트에 글을 썼다. 중학생. 부모의 학대. 카게야마가 하얗게 질린 안색으로 대답했다. 기억이 없습니다. 



"의지를 지킬 수 있나요?"


"..................잘 모르겠어요."



의자에 앉는 건, 저 혼자 뿐이니까. 아무도 없어요. 의사의 반복되는 물음에 카게야마가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모르는 것을 묻지마세요. 카게야마가 울부짓었다. 손에 빨갛게 변해버린 것 같아 숨이 막혔다. 카게야마가 파란 눈동자로 의사를 바라보았다. 카게야마의 정신 상태가 걱정된 의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부모님은, 강도살해였나요?"


"어머니..?"



성인 남자가 들어왔던 흔적이 있었습니다. 의사의 말에 카게야마가 눈을 감았다. 어머니가 비명을 질렀다. 저를 언제나 때리고, 고통스럽게 하던 어머니가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했지? 숨었었나. 의사가 카게야마의 눈을 바라보았다. 카게야마가 속삭였다. 저는 배구를 언제까지 할 수 있죠? 의사가 카게야마의 물음에 인자하게 웃었다. 언제든지 할 수 있어요. 카게야마군. 의사의 대답에 카게야마가 환하게 웃었다.


'훌륭한 배구 선수가 되어야한단다. 아가.'


왜 말을 안들어.


인자했던 여인이 순식간에 의자로 카게야마의 머리를 내리쳤다. 거기에 앉아서 생각하렴. 카게야마가 입안에서 뱉어지는 피를 머금었다. 의자에 부딪힌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카게야마는 붉게 터져버린 볼을 안고 언제나 의자에 앉아 생각해야했다.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날. 작은 손을 붙들고 의자에 앉아 서럽게 울기라도 하면 어미가 제게 달려와 뺨을 내리쳤다. 카게야마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엄마는 무서워. 어머니가 무서워. 그녀는 나를 때려. 항상. 제게 집이란 우는 것도, 피를 토하는 것도. 그 어느 것도 성납되지 않는 공간이었다. 


카게야마가 무미건조하게 입을 열었다.



".....강도였어요."


'엄마.'



그래요? 의사가 부검의가 보내온 사진을 살펴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흔적 말고도 낯선 남자의 흔적이 있었다. 카게야마는 넘어가는 듯한 의사의 얼굴에 희미하게 웃었다. 의사가 입을 열었다. 약을 처방해 드릴께요. 카게야마가 의사가 건네는 빨간 약을 받아들었다. 


엄마같다. 빨간색이네.



'죽어줘. 제발'



카게야마가 칼을 들어올린다. 누구에게? 의사에게? 카게야마가 방문을 나섰다. 아직 어린 몸이 충격에 휘청휘청거렸다. 의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불쌍한 것. 강도에 어미를 잃었어. 멍한 얼굴의 카게야마가 복도를 걸었다. 모든 사람들이 저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카게야마는 무서웠다. 엄마가 학대를 했다지? 그만해. 카게야마가 소리쳤다. 그만해. 제발. 카게야마가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빨간 약이 흔들린다. 세상이 까맣게 변한다. 저를 닮은 소년이 웃고 있었다. 누굴보고? 나를 보고? 소년이 입을 연다.


엄마. 있잖아 엄마.



'엄마. 나는 엄마가 없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또 다른 제가 기괴하게 웃었다. 




*


*

*




7명. 7명이 필요했다. 방안에는 이미 살이 타들어간 냄새가 가득하다. 문을 열어버렸나. 코를 틀어막은 미야가 액체로 변해버린 치가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안을 훑었다. 침대에 누운 코모리. 아, 카게야마와 호시우미가 없었다. 다만 화가 나 일그러진 얼굴의 사쿠사가 저를 바라보고 있을 뿐. 사쿠사가 몸을 일으켰다. 너 개새끼야. 밖에 있는 거 뭐야. 사쿠사가 미야의 멱살을 잡았다.



"그 녀석. 죽었을텐데."


".........씨발. 너 알고도 보낸거지. 개새끼야."


"아니. 정말이야. 죽을 줄은 몰랐어."



미야가 어깨를 으쓱하며 사쿠사를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그 녀석이 죽었으니. 내가 널 죽여야할까?- 미야가 웃었다. 그나저나 저 녀석 곧 죽겠네. 코모리를 바라보던 미야가 무언가 생각하듯 손가락을 꼽았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숫자를 읊은 미야가 사쿠사의 앞에 손가락 두 개를 들이밀었다. 두 명만, 두 명만 더 죽으면 되겠다. 미야가 환하게 웃었다. 너랑 쟤. 사쿠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무슨 개소리를 짓껄이는 거야? 사쿠사의 고함에 미야는 그저 코모리의 얼굴을 바라볼 뿐.



"묵시록이라고 알아?"


"............."


"아,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인가?"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이곳엔 다양한 사람들이 가득하니까. 사쿠사를 밀친 미야가 코모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얼굴에 손을 올려 눈커풀을 매만졌다. 눈커풀 아래에서 무언가가 계속 끊임없이 움직인다. 늦었네. 무미건조하게 입을 연 미야가 멍이 들었던 코모리의 다리를 가르켰다. 왜? 사쿠사가 코모리의 다리를 들어올렸다. 무언가가 후두둑 떨어진다. 썩은 살과 벌레들. 다리가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미야는 태연히 코모리의 입에, 무언가를 한방울 떨어트렸다.


그리고, 코모리가 눈을 떴다. 그는 괴로운 비명을 질렀다. 살려줘. 그만. 제발. 그의 입에서, 눈에서, 벌레가 나오기 시작했다.



"죽겠네."


"............지금. 너...."



사쿠사가 몸에서 벌레가 들끓는 코모리를 보며 입을 열었다. 괴로워하고 있었다. 몸 속에서 마치 알이라도 까버린 것 마냥 벌레가 기어다닌다. 사쿠사가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얘기하는 미야에게 사쿠사는 화가 치솟아 올랐다. 코모리가 죽어가고 있었다. 이름 모를 벌레는 순식간에 코모리의 온몸을 덮는다. 코모리가 눈 앞의 사쿠사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사쿠사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없었다. 손을 붙잡을 수도 없었다. 이미 벌레가 가득했다. 사쿠사가 뒷걸음질을 쳤다. 벌레가 빈 곳 하나 없이 빼곡하게 코모리의 몸을 채워간다. 잘라내면 살 수도 있었는데. 미야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몰랐구나. 사쿠사."


"..........미야 아츠무"



사쿠사가 미야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왜? 나를 죽이고 싶어?"


"................"



왜?


태연한 표정의 미야가 의아하게 물었다. 코모리랑 친해서? 그럼 언제부터? 갑작스러운 미야의 물음에 사쿠사가 입을 다물었다. 지금 뭐라고? 우리는 유스 합숙을 하기 위해, 여기 왔지? 언제부터? 미야가 질문을 계속했다. 그리고 사쿠사는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없는 자신을 떠올렸다. 그러게. 왜?  벌레가 시체를 갉아먹었다. 그 소리가 계속 사쿠사의 귓가를 울렸다. 사각사각- 미야는 혼란스러운 사쿠사에게 계속 물었다. 우린 언제부터 존재했지? 이 곳에. 


사각사각-


귀를 틀어막은 사쿠사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주저 앉았다. 검게 변한 벌레들이 코모리의 몸 위를 돌아다닌다. 보고 싶지 않아. 시끄러워. 하지마. 사쿠사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마!! 사쿠사의 고함에 미야가 되물었다. 우린 언제부터 존재했어? 미야는 나즈막하게 사쿠사를 밀어넣었다. 알 수 없는 수렁으로. 미야가 주머니에서 칼을 꺼냈다. 성스럽게 조각된 칼이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글자들이 적힌 작은 단도. 사쿠사는 주저 앉아 괴로워했다.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뭐야?



"네가 코모리의 죽음에 화를 내야할 이유가 뭐야?"


".........."


"..........너는, 여기서 무얼 해야하지?"



그럼, 너는 뭐야?


사쿠사가 멍한 눈동자로 미야에게 되물었다. 미야의 발 밑으로 녹아버린 치가야의 시체가 타는 냄새를 풍기며 흘러내린다. 주위는 조용했다. 공간이 무너진다. 미야가 두통에 주저 앉은 사쿠사의 머리를 쥐었다. 그리고는 잘 벼려진 칼을 사쿠사의 이마에 겨눈다.



"Μιχαή(미카엘)"



그 아이는 나를 그렇게 부르곤 했어. 미야가 인자하게 웃었다.




*


*

*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교실이었다. 호시우미가 제 앞에 앉아 있는 카게야마를 발견했다. 여기저기가 부서지고 피가 묻은 의자. 그 의자에 앉은 카게야마는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손에는 촛불을 들고. 촛불이 아득히 타들어간다. 호시우미가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의자에 앉은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시멘트로 발라놓은것 마냥. 욕설을 내뱉은 호시우미가 주위를 살폈다. 암막커튼이라도 쳐놓은 것처럼 깜깜한 교실. 그 교실에 카게야마를 제외하고 총 8개의 의자가 있었다. 의자?


'의자를 찾아야해.'


카게야마가 주문처럼 입에 담던 말이었다.



"선배."


"........너 뭐하는거야."


"...........선배는 죽어본 적 있어요?"



나른한 얼굴의 카게야마가 의자에 앉아 호시우미에게 물었다. 호시우미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 누군가의 헐떡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옆이구나. 호시우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카게야마는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사라진 줄 알았던 모치다가 옆 의자에 앉아있았다. 모치다. 호시우미가 그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는 괴로워할 뿐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 어두운 공간 속에서 빨간 무언가가움직인다.


마치 피같은...?


그게 무엇인지를 확인한 호시우미가 경악했다. 피잖아? 모치다의 몸에는 빼곡하게 하얀 호스들이 연결되어있었다. 거미줄에 걸린 인형마냥. 모치다의 동맥과 이어진 호스는 모치다의 심장이 뛸 때마다 피가 빼냈다. 창백하게 질린 호시우미가 입을 열었다. 모치다를 저렇게 한거, 너가 그런거야? 카게야마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대신 아마 '저'는 이 사람에게 진실을 보여주고 싶었겠죠. 메말라 죽어가는 모치다를 바라보던 카게야마가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나저나.



"제 물음에 답해주세요."


".........................그건 왜 묻는건데."


"....전 죽어본 적 있으니까요."



무표정의 카게야마가 대답했다. 호시우미가 말이 되지 않는 소리에 입을 열었다. 넌 여기 살아있는데 무슨 소리야? 어이없다는 호시우미의 표정에 카게야마가 웃었다. 저는 이미 한 번 죽었습니다. 아마도, 제 천사에게. 그래서 전 이 곳에 올 수 있었죠. 호시우미가 눈을 크게 떴다. 카게야마가 의자 옆에 놓인 책상에 물컵을 들었다. 인간의 의식은 보통 2층으로 구성되는거 아세요? 꿈과 무의식. 보통 꿈에서 죽어야 무의식으로 떨어질수 있습니다. 존재, 기억, 그 모든 것이 담긴 무의식으로. 그 말과 동시에 카게야마가 컵에 든 물을 바닥으로 쏟았다. 마치 돌이킬 수 없은 말을 한 것 마냥. 바닥엔 물이 고였다. 고인 물에, 카게야마와 저의 얼굴이 비친다. 카게야마는 계속 호시우미가 이해하기 여러운 말을 내뱉었다. 어렵죠? 혼란스러워 보이는 호시우미에 카게야마가 키득거렸다. 현자의 별(호시)니까, 얘기해 드릴께요.



"그냥, 선배는 '저'에요."



그리고 카게야마 토비오는 8명이죠. 카게야마가 호시우미에게 촛불을 건내며 웃었다.





*





[히타키 코타로,감독-물]


[히바라다 후키,감독-가죽,3/1]


[치카야 에이키치,유스-불]


[코모리 모토야,유스-벌레]


[모치다 곤도,유스-메마름]


[사쿠사 키요요미,유스-심판]


[카게야마 토비오,?-심장]


7개의 나팔을 불었다. 그러자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내린다. 사람이 차마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이내 하늘에서 미카엘과 천사들이 내려와 인간들에게 하느님의 나라가 되었음을 선포하였다.


-묵시록 13.






06편 완결 예정입니다!

아마 미쳐줍지못한 떡밥은 다음편에 줍줍할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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