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1을 보고 와주세요! 세계관이 조금 복잡할 수 있습니다.

*쿠니카게: 사극풍 초능력물 썰.





6. 사실 피안과, 도원경(정신계열) 선인은 끌릴 수 밖에 없는 운명임. 피안은 진실된 번뇌가 없는 세계를 뜻하고 도원경은 허황된 피안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을 홀리는 능력이니까. 서로 반대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미묘하게 끌려지는 거임. 그리고 마치 새가 처음 본 대상을 어미로 착각하듯 카게야마는 쿠니미를 졸졸 따라다니겠지. 보통 둘은 능력조절훈련을 한다는 핑계로 쿠니미의 도원경 안에서 사랑을 나눔. 도원경 안은 일단 일차적으로 세상의 그 어떤 번뇌도 들어오지 못하니까. 너무 깊게 도원경에 빠진다 싶으면 카게야마가 능력을 깨주기도 하니까. 쿠니미는 안심하고 제 능력 속에 빠져들 것 같다. 그런식으로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다보니 이루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둘의 관계는 깊어짐. 


카게야마는 검은 도포를 즐겨 입었으면. 어느날, 평소같이 훈련한다는 핑계로 도원경을 펼치곤 쿠니미의 무릎을 베고 카게야마가 누워있었음. 복숭아꽃을 꺽어서 입에 잘근잘근 물던 카게야마가 멍하니 손을 들어올림. 쿠니미가 제 무릎에 누워있는 카게야마를 바라봄. 카게야마가 망츙하게 쿠니미의 얼굴을 매만지며 물음.



"쿠니미. 쿠니미의 기린은 뭐야?"



기린, 선인이 평생에 3개를 가질 수 있는 물체. 때론 능력의 발현 조건이 되기도 하는 거임. 잠시 의아하게 카게야마를 바라보던 쿠니미가 손에 들린 부채를 카게야마에게 건네줌. 부모님이 주신거야. 유품이야. 카게야마가 쿠니미의 까만 부채를 만지작거리다가 말함. 



"나는 내 눈이야."



나는 이눈을 싫어하지만. 카게야마가 웃으면서 쿠니미를 바라봄. 오른쪽 눈동자에는 알 수 없는 문양이 박혀있음. 쿠니미가 카게야마의 말에 카게야마의 눈동자를 바라보다 웃겠지. 쿠니미가 카게야마의 이마를 쓸어넘기며 이마에 입맞추며 속삭임.



"괜찮아."



아름다워. 네 눈은. 쿠니미가 카게야마를 끌어안았지만 카게야마는 아무말도 없었음.




7. 사실 카게야마는 아버지를 증오함. 카게야마는 그저 선인이 될 자질이 있던 사람이었는데, 아버지가 카게야마의 눈에 강제적으로 피안의 문양을 박아넣음. 원래는 카게야마의 아비가 피안의 선인이고 엄마는 일반인이었는데 피안 능력자니까 원하는 세력들이 많아서 그 세력들에게 도망다니다가 엄마가 죽음. 그래서 아비는 자기의 능력을 증오했고 참다 못해 아들에게 제 능력을 주고는 눈앞에서 자살함. 카게야마는 강제적으로 능력자가 됨. 그 뒤로 혼자서 자기 능력을 악용하는 사람들을 피해 도망다녔음. 그렇게 잡혀서 침울해하고 있는데 쿠니미의 도원경에서 눈을 뜬거지. 그리고 카게야마는 쿠니미가 펼쳐준 도원경에서는 전혀 불안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음. 그리고 왠지 모르게 쿠니미를 보고 첫눈에 반했던 거임.


아름답다 제 눈을 그리 말해주는 쿠니미가 더없이나 고마웠겠지. 카게야마의 아비는 죽을때까지 이 눈을 욕하다가 죽어갔는데. 왜 아름다울까? 쿠니미가 그리 말해줘서 고맙긴하겠지만 카게야마의 깊은 곳에 박힌 학습된 좌절감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연못에 비친 자기 눈동자를 바라보며 카게야마는 아빠가 한 말을 되내이고 되내임.


'그 눈은 절망을 가져오는 눈이이야.'


카게야마가 쿠니미의 더없이나 아름다운 도원경에서 제 눈을 바라보며 그리 속삭이겠지. 내 눈은 저주받은 눈이야. 연못에 손을 담그니까 카게야마의 얼굴이 일그러짐. 그리고 수면 위로 눈물이 떨어질 것 같다. 쿠니미가 조용히 카게야마를 끌어안아줌. 쿠니미는 어떤 말도 하지 않을 것 같다. 무례하게 상처를 물어보고, 들춰내는게 아니라 그저 기다려줌. 카게야마가 진정될 수 있을 때까지. 그게 유일하게 쿠니미가 할 수 있는 위로였으면. 그리고 그날, 쿠니미는 자신의 두번째 기린이 카게야마가 되었다는 걸 깨달음.


인생에 3개 뿐이라는 가장 소중한 어떤 것이. 카게야마가 된거임.




8. 조사결과 카게야마의 눈이 온전치 못한 피안의 능력자라는 것이 밝혀짐. 그리고 피안의 능력을 쓰면 쓸수록 카게야마의 몸이 망가짐. 선인이 될 자질이 있는 사람이라곤 하나 인간이었던 몸에 단지, 능력이 저주스럽다고 아비가 박아넣었으니 몸이 온전할리 없었음. 근데 여기서 그냥 카게야마 몸이 안좋구나 하고 넘어갔으면 괜찮을 텐데. 정부의 눈길은 다른 사실에 꽂힘. 능력을 옮길 수 있다는 것에 과학자들이 뽐뿌가 온거지. 카게야마는 임무에 배정받으면서 실험실도 주기적으로 가게됨. 실험실에 가는 건 죽기보다도 싫었지만 그들은 그리 회유했음. 쿠니미와 함께 있을 수 있어. 이미 첩보를 통해 쿠니미에게 애정을 보인다는 걸 주워들은 정부에서 카게야마를 협박함. 



"힘들지 않아?"


"괜찮아."



쿠니미만 있으면 돼. 카게야마가 쿠니미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잠드는게 유일한 카게야마의 낙이 됨. 카게야마보다 덩치랑 체구가 크니까 카게야마가 쿠니미 품에 쏙 안겼으면 좋겠다. 쿠니미는 저도 그저 군인일 뿐이니까 해줄 수 없는게 없어서 카게야마를 품에 안고 토닥여줌. 그러다가 혼잣말하듯 속삭임.



"도망칠까."


"어디로?"



도원경으로. 쿠니미가 웃으며 카게야마의 입에 작게 입맞춤. 그럴까. 카게야마가 애써 환하게 웃으며 대답함.




9. 기린이라는 건, 선인에게 소중한 것이자. 없어지면 인생에 큰 문제가 생기는 거임. 쿠니미의 첫번째 기린은 부모님의 유품인 부채였고, 두번째 기린은 카게야마였음. 아직 세번째 기린은 없고. 어느날 임무 다녀온 쿠니미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피범벅이 된 카게야마를 바라봄. 눈이 안보여. 쿠니미. 카게야마가 손을 더듬거리며 쿠니미의 얼굴을 매만짐. 그와중에 아무렇지 않게 물을 것 같다. 쿠니미는 괜찮아?

 

미칠 것 같겠지. 연구실 같다온다는 애가 눈을 잃어버리고 돌아왔으니.  근데 그 와중에 임무 갔다온 자기 걱정을 하니 쿠니미는 진짜 돌아버릴 것 같았음.  카게야마가 눈을 뜨지 못함. 눈을 떠도 카게야마의 눈에는 피안의 문양은 없고, 희뿌옇게 막 씌여진 것 마냥 덮여 있었음. 카게야마가 늘 그랬던 것 처럼 쿠니미의 품에 얼굴을 묻음. 쿠니미. 쿠니미.  그리고는 애 달게 쿠니미의 이름을 부르겠지. 



"쿠니미."


".....너. 도대체 왜."



내 눈은 소중하지가 않아서. 그랬어. 정말. 증오스러워져서 그랬어. 근데. 쿠니미가 안보이니까. 후회되네. 카게야마가 쿠니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울음을 터트렸으면 좋겠다. 카게야마랑 쿠니미가 함께 지낸지 언 1년이 다되어가는데 한번도 운적 없었던 카게야마의 눈물이라 쿠니미도 왈칵하고 감정이 격해졌으면 좋겠다. 조금 아파도 괜찮으니까 평생 같이 살고 싶다고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렇게 되어버리니 숨이 멎어버릴 듯 괴로움. 카게야마는 처음으로 제 처지를 입밖에 냄. 자기가 왜 자신의 눈을 싫어하는지, 그리고.



"좋아해. 쿠니미."



그렇게 말하면서 카게야마가 웃었으면.


왜냐면 카게야마의 기린도, 쿠니미가 되어버린거임.




(브금!)


10. 결국 카게야마는 오래 살지 못했음. 강제로 능력을 다시 빼앗고, 인간으로 돌아가버렸는데 몸이 괜찮을리가 없지. 쿠니미의 품안에서 죽음. 쿠니미는 기린이자, 사랑했던 연인을 잃어버렸으니 정상적으로 살수 없었고. 슬픔을 견디지 못한 쿠니미는 자신의 능력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많아짐. 쿠니미와 카게야마가 쌓았던 자잘자잘한 추억들이 행복하게 다시 펼쳐졌거든. 게다가 그곳에서는 환각이지만 살아있는 카게야마를 볼 수도 있었음.  도원경 안으로 들어가면 언제나 카게야마가 자기를 향해 웃어줌. 환히 웃으면서 조잘조잘 얘기를 나누는거지.


쿠니미는 제 능력의 가장 큰 단점이 이 것이라는 알고 있었음. 돌아오지 않을 행복한 과거를 보여주는 것. 도원경을 펼친 쿠니미는 평소처럼 연못에 앉아 도원경 속 카게야마와 이야기를 나눔. 카게야마는 처음 봤을 때처럼 흐드러지게 핀 복숭아 꽃 사이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음. 눈을 잃고 괴로워하고 슬퍼하던 모습이 아닌, 어여쁜 그때 모습 그대로. 연속된 실험에 메말라가던 카게야마가 아니라 아름다웠던 그때처럼. 이게 환상인 걸 알면서도 쿠니미는 계속 사랑을 고백함. 좋아해. 카게야마. 사랑해, 토비오. 그러면 제 도원경 속의 카게야마도 사랑을 고백해줌. 나도. 좋아해. 


쿠니미는 시간이 지날 수록 도원경과 현실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쿠니미의 세번째 기린은 도원경 속의 카게야마가 되어버림. 환상 속의 카게야마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거임.





11. 



"예쁘다. 토비오."



환상이라는 걸 알아. 눈 앞에서 흩어져버릴 꿈이라는 것도 알아. 하지만. 네가 보고 싶어서 견딜수가 없어. 카게야마. 복숭아꽃을 한아름 안은 카게야마가 의아하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쿠니미. 왜 울어? 아련한 향이 주위를 가득 채웠다. 네가 속삭인다. 울지마. 너는 웃고 있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쿠니미의 검푸른 도포가 바람에 흩날렸다. 쿠니미의 손에 들린 부채가 떨어졌다. 눈앞이 흐려진다. 나 울고 있는 걸까



"..........쿠니미?"


"좋아해."



쿠니미가 눈물 젖은 얼굴로 환히 웃었다. 좋아했어. 정말. 


사귀자는 말로 우리의 관계를 정의내리고 싶지 않았다. 그저 좋아한다, 사랑한다. 라는 말만으로 충분했던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네가 스스로의 눈을 증오하는 것도 알고 있었어. 사실. 나. 그냥 너가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서 물어보지 않았던 것 뿐이야. 하지만 있잖아. 나 지금은 조금 후회해. 네가 아픈걸 내가 보듬어 줬어야 했는데. 같이 견디었더라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텐데.



"쿠니미! 복숭아 꽃이야."



천진난만한 카게야마가 쿠니미의 머리를 넘겨, 귓가에 복숭아 꽃을 꽂아주었다. 조금은 서투른 카게야마의 손길이 다정하게 쿠니미의 머리를 쓸어넘겼다. 쿠니미가 멍하니 카게야마를 바라보았다. 언젠가 이랬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카게야마가 쿠니미의 귓가에 피어난 연분홍빛의 복숭아에 환히 웃었다. 쿠니미. 좋아해. 볼이 발갛게 변한 카게야마가 제게 사랑을 고백했다. 꽃들이 가득하고, 동물들이 뛰어노는 곳. 찰박이는 투명한 연못 위로 떠오른 아름다운 밤하늘까지. 그곳에 웃으며 내게 사랑을 고백하는 네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금방 사라질 환상. 검은 나비가 날아오른다. 곧 세계는 바스라진다. 그곳에서 환히 웃고 있는 네가 바스라질것을 알기에 나는 슬피 울었다. 제발. 가지마. 토비오. 제발. 가지마. 사랑해. 부탁이야.


떠나고 싶지 않아. 쿠니미가 오열했다. 제발. 한 번만. 



하지만 이곳은 눈부시게 황홀한 도원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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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경, 桃源境


명사


1.무릉도원처럼 아름다운 곳.

2.=이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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