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폐가 보고싶었다.

*조커와 할리퀸이나 이미지만 차용합니다. 마블보다는 정상적인 조커인데 좀..음 그래도 또라이.

*스토리는 마블과 전혀 다릅니다.

*영원히 삼각으로 갈 듯.

*갑자기 배트맨 우시지마와 할리퀴 카게야마 우시카게도 뽐뿌온다. 이거 걍 카게른으로 바꿔야하나여..




Villain





이름. 카게야마 토비오. 

나이. 20

죄명.  US 뱅크 방화사건, 힐튼 호텔 살인 사건.... 등

코드명. 외과의


아직 20살이라곤 하나 아직 애티를 벗지 못한 모습이었다. 수갑을 찬 소년이 멍하니 쿠니미를 바라본다. 하얀 옷을 입은 소년은 그 악독한 외과의라는 별명에 비해 순진해 보였다. 얼굴보고 판단하지 말라 조언하던 선배 코즈메를 떠올린 쿠니미가 서류를 넘겼다. 나이에 비해서는 행적들이 역대급이긴 하네. 쿠니미가 넌지시 제 앞에 앉은 소년에게 입을 열었다.



"별칭은 외과의사라. 마음에 들어?"


"그건 내가 정한게 아닌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그럼 중요한게 뭔데?"



소년이 고개를 갸웃했다. 욕설이 올라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은 쿠니미가 애써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네 살인 수법 덕분에 외과의사라는 별칭이 붙은 거 아냐? 그거 내가 붙인 거 아니라니까? 누구는 불리고 싶어서 그렇게 불리는 줄 알아?  오히려 역정을 내는 카게야마의 모습에 쿠니미가 머리를 부여잡았다. 아. 노답이네. 이런 애랑 상담을 진행하라고? 쿠니미가 깊게 한숨을 쉬었다. 이건 그냥 다른 빌런의 상담처럼 접근할 수준이 아니었다. 말을 해보면 안다고,  보통의 빌런들이 일반인의 가치관에서 빌런으로 변화된 거라면 이 소년은 그 기초적인 일반인의 가치관도 없다해도 무방했다. 한마디로 공감 능력 제로. 마치 누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새로 만들기라도 한 것처럼 소년은 타인의 고통에 무덤덤했다. 그러니까 장기를 하나하나 다 해부하는 짓거리를 하지. 그러고나서 망치로 으깬다라. 취미 한번 고약하군.



"있잖아. 선생님. 헤로인 있어?"


"헤로인은 안돼."


"그럼 마리화나는 괜찮아? 안먹으니까 어질어질한데."


"하아. 마리화나까지는 처방 될꺼야 아마."



쿠니미가 재빠르게 서류에 기입했다. 마약 중독자 그것도, 헤로인.- 선배 밥 사준다는게 이런 의미였어? 귀찮은 걸 싫어하는 그 후배의 그 선배 다웠지만 쿠니미는 제법 억울했다. 딱히 흥미로운 것도 없잖아. 제 연구욕을 불태울 것도 없는 그냥 인간쓰레기 수준이었다. 카게야마는 쿠니미가 그리 적는 걸 모르는지 의자에 앉아 뱅그르르 돌기 바빴다. 마약을 준다는 사실이 꽤나 기쁜 듯 했다. 마치 놀이기구라도 타는 건 마냥 천진난만하게 꺄르르 거리는 카게야마를 쿠니미가 바라보았다. 



"그거 좋아."



카게야마가 헤실거리며 웃었다. 찻잔 예쁘네. 영국 왕실에 납품하는 브랜드지? 제가 마시던 찻잔을 들었다 놨다하던 카게야마가 홍차를 홀짝거렸다. 이거 뭔 맛으로 마셔? 난 홍차 맛없던데. 쿠니미가 게슴츠레 카게야마를 바라보았다. 빌런에, 평범한 집안이라고 적혀있는데 찻잔을 드는 폼새가 예법을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건. 아마 조커, 오이카와의 영향 탓인가. 하긴 아까 상담실에 걸어오는 걸음걸이도 보통 이상으로 교육받지 않고서야 나올 수 없는 태였다. 그래. 정말 다시 태어난 것 마냥. 쿠니미가 문득 무언가를 깨달음을 얻은 듯 적어내리던 손을 멈췄다. 소년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카게야마 토비오."


"응. 선생님."


"외과의."


"응. 선생님."



쿠니미가 반쯤 걸쳐진 안경 사이로 눈을 게슴츠레 뜨다, 덤덤히 물었다.



"기억 없지?"


"..........."



쿠니미의 말에 카게야마의 손에 들려졌던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찻잔이 산산조각이 난다. 쿠니미의 표정은 무던했다. 어렵게 공수한거라 속이 쓰리긴 했지만 동요하면 지는 건 제 쪽일 뿐이었다.  일그러진 얼굴의 소년은 그래, 아마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조커의 취향대로 키워진 모양이었다. 그게 아니고서야 그렇게 환경과 달리 자란 이 소년이 이리 이해가 가진 않았다. 카게야마의 파란 눈이 쿠니미를 향했다. 쿠니미는 다시 한번 확인 사살을 했다.



"언제부터 없었어?"


".......선생님."



한참을 미동없이 앉아있던 카게야마가 고개를 젖힌체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커다랗게 변한 눈으로 되물었다.


죽고 싶어? 


깨진 찻잔의 조각이 쿠니미의 목 옆으로 날아가 박혔다. 등골이 서늘할 만한 일이었다. 소년의 얼굴을 띄던 카게야마가 으르렁거렸다. 마치 치부를 들어낼까 두려운 짐승처럼. 아 역시. 쿠니미의 얼굴이 흥미를 잃었다. 이제 그만하렴. 조커의 연인. 쿠니미가 턱을 괴며 심드렁히 입을 열었다.



"껍데기에는 볼일 없으니까. 나가."



그건 리셋된 카게야마를 향한 명백한 축객령이었다.




*


*

*



"미안한데, 여긴 비싸잖아?"


"정신 나간 애 맡긴 책임은 지셔야죠. 선배."


"그건 미안. 하지만 우리팀 조커 때문에 난리난거 알잖아."



스테이크를 썰어 입안에 집어 넣던 쿠니미가 어깨를 으쓱했다. 이런말 해서 미안하지만 제법 꼬시네요. 선배. 쿠니미의 말에 코즈메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미안해. 그러니까 이제 좀 그만 괴롭힐래? 코즈메가 투덜거리자 그제서야 쿠니미가 한결 짜증이 거둔 눈길로 코즈메를 바라보았다. 도시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빌딩의 고급 레스토랑. 카게야마를 쿠니미에게 맡긴 것 치고는 싼 값이었지만 그래도 지출이 큰터라 코즈메가 잔액을 계산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 조커 전담 수당이나 받아내야겠다. 코즈메는 이내 체념했다.



"그나저나, 무슨 말을 한거야. 쿠니미."


"별말 안했어요."


"근데 왜 카게야마가 너를 찾을까. 쿠니미."


"어지간히도 열받았나보죠."



쿠니미가 비아냥거리듯 입을 열었다. 와인잔에 담긴 와인이 목 너머로 넘어갔다. 깔끔한 다우 빈티지 포트의 맛에 쿠니미가 입을 열었다. 선배 돈 좀 쓰셨네요. 쿠니미의 말에 코즈메가 고개를 끄덕였다. 돈 좀 썼지. 그나저나 얻은 건 있어? 코즈메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깨끗하게 비워진 접시가 웨이터의 손에 사라지고 디저트가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마카롱과 곱게 썰어진 과일들이었다. 비워진 와인잔이 다시 채워진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것 처럼. 누가보면 마신 적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와인잔은 깔끔했다. 쿠니미가 그 와인잔을 들어올렸다. 선홍색이네. 쿠니미가 코즈메의 말에 대답했다.



"얻은 건 아마 조커가, 외과의를 리셋했다는 것 정도에요. 버릇 없이 굴어서 내보내긴 했지만."


"....리셋?"


"조커가 하버드대 의과에서 수석했단 거 생각하면 무리도 아니죠. 조커는 좋게 말하면 천재고 나쁘게 말하면 미치광이니까. "



리셋. 머리속에 박혀있는 기본적인 가치관과 기억들을 모조리 들어내고 새로 박아 넣는 행위. 빌런들을 대상으로 암암리에 실험만 되고 있는 정도지만 아직 성공한 적은 없다.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리셋을 시도한 빌런들의 대다수는 미쳐버렸다. 제 존재를 자각하지 못한체 영혼이 빠진 시체마냥 식물인간이 되는 상태도 허다했다. 하지만 기억이라는 단어에 예민했던 카게야마를 떠올린 쿠니미가 입을 열었다. 추측이에요. 90% 장담할 수 있는 추측이긴 하지만. 



"근데 그건 왜 물어보는 거에요?"


"뭔가 정부에서 빌런들을 활용할 계획을 짜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럼 리셋보다 더 좋은 수단은 없지. 목숨가지고 협박하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 코즈메가 입을 열었다. 기를 쓰고 외과의를 잡아들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도. 코즈메가 말을 삼켰다. 말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생각해도 그 끝은 뻔하겠지. 그래. 명백한 리셋 흔적이 남아있는 유일한 인간. 어릴 때의 기억이 없고, 어릴 적 성격과 다르고, 습관도 다르다. 마치 덮어씌워진 것 마냥. 단순히 주의 환경 탓으로 돌리기에는 마치 귀신에라도 쓰인 듯한 성격.



"앞으로도 계속 맡아야한다는 소리구나. 선배."


"미안."


"나중에 밥이나 한 번 더 사요."



쿠니미가 한숨을 쉬었다. 뭐. 이 직업을 업으로 삼은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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